해외농촌탐방

지역아카데미 가족들과 함께 한 해외연수의 생생한 현장입니다.

프랑스 뤼엘농장, 가족농으로 일궈낸 야생사과 '와인'

조회
2176
작성일
2020-01-08 14:08


“사과와인 만들기, 가족농이라 가능하죠”

프랑스 농장에서 사과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는데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프랑스 노르망디지역에서 뤼엘(Ruelles)농장을 운영하는 샹탈 갈멜(Chantal Galmel)씨는 농장 주변에서 자라는 야생 사과를 재래방식으로 가공해 음료와 와인을 만들어 팔고 있다. 그는 프랑스에선 농민들이 3가지 조건만 갖추면 농산물 가공과 판매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첫째는 농업인이어야 합니다. 둘째는 가공에 필요한 원료를 스스로 재배해야 하죠. 저는 사과를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사과와인과 음료 가공이 가능합니다. 셋째는 농업인사회보장제도(MSA) 가입 여부입니다. 이 조건은 거의 모든 농업인에게 해당되죠. 단, 주류세가 33%인데 이 부분은 철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만 어기지 않으면 됩니다.”

이처럼 프랑스에선 정부의 농업인사회보장제도에 가입한 지역농민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재배한 농산물을 이용해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1차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는 6차산업이 농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대와는 달리 일선 농장에서 스스로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해 판매하려면 어려움이 적잖다.

대부분 6차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마을이나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대규모 식품공장에 초점을 맞춘 까다로운 시설기준과 절차 때문에 일선 농부들은 주눅부터 들기 일쑤다.

뤼엘농장의 야생사과로 만든 전통와인 이야기를 접하면서, 프랑스가 오늘날 가족농이 경영하는 6차산업의 모범으로 떠오른 것은 돈이 많이 드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현장 어려움을 살피는 배려 때문이 아니었는지 뒤돌아본다. 할머니 손맛으로 아들과 손자 등 가족이 함께 만들 수 있는 가종농 중심의 6차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와 규제 완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지역아카데미 정광용

본 내용은 한국농어민신문에 제공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