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속 한국 농식품 유통(1), 독일 킴스아시아 |

유럽 속 한국 농식품 유통(1), 독일 킴스아시아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는 어린 시절부터 구두닦이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면서 아버지가 안 계신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한다. 부둣가에서 힘든 일을 하며 살만해지자 공부를 잘하던 동생 승규가 서울대에 합격하게 되고, 덕수는 선장이 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고 독일 뒤스부르크에 있는 탄광으로 가 광부가 된다. 머나먼 타국 땅속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살다가 간호사인 영자를 만나게 된다. 격변의 시대에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이 치열한 삶을 산 곳이 바로 뒤스부르크, 뒤셀도르프가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루르 지역이다.

뒤셀도르프에 있는 킴스아시아(KIM'S ASIA) 성이숙 대표도 1972년 간호사로 독일에 왔다고 한다. 3년 후 독일에 온 광부와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식품을 유통해 온 신랑을 만나 소매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매달 컨테이너 25대 규모를 수입하고 매출은 천만 유로 이상을 기록하는 한국 식품 도매업체로 성장했다. 현재 킴스아시아의 취급 품목은 3000여 종류인데 이 중 약 80%는 한국에서 오고 있으며, 나머지 20%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들여온다. 그렇게 들여온 식품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스페인 등으로 판매하는데 가장 많이 판매하는 품목은 라면, 장류, 쌀(미국산), 스낵류이다.

농고학생이나 농업인 연수를 진행하면서 킴스아시아를 방문할 때마다 성이숙 대표와 인형덕 이사는 유럽 내 한국 농식품 유통에 대해 많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국산 배는 팔리는데 사과와 감은 왜 안 팔리는지? 유럽 사람들도 인삼을 좋아하는지? 한국의 농업인이 유럽에 수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한국의 농식품을 선박을 이용해 유럽으로 들여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4~6주 정도이다. 유럽의 수출·입 조건은 매우 까다롭다. 한국 농식품을 수입할 경우 각종 서류작업이나 인허가, 컨테이너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수입품 대부분이 가공품으로 원재료와 가공장의 안전성, 위생 등을 유럽 규정에 맞게 생산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 대형 농식품 업체나 농협을 통해 수입하는데 쌀, 배, 무 등 일부 소규모 산지 조직의 산물을 수입할 땐 중간에 무역업체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버섯은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으나 크로아티아에서 새송이버섯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어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와 감, 포도는 보호관세가 많이 붙고 유럽에서도 많이 생산된다. 실례로, 유럽의 단감은 29센트인데 한국산 감은 도매가격이 1유로 59센트로 경쟁력이 없다. 감은 주로 관세협약이 된 이스라엘이나 남미 등에서 수입된다.

독일에서 인삼은 약품이다. 때문에 인삼을 취급하려면 약품 취급허가와 약사가 있어야 한다. 약품 취급허가가 어렵고 약사도 고급 직종이라 일반 식품업체에서 인삼을 취급하기 어렵다. 인삼은 제약회사나 약을 취급하는 협회에서 수입하는데 주로 값싼 중국산을 수입해 판매한다. 한국산 배는 FTA가 적용돼어 관세가 많이 안 붙는다. 중국산 배 5kg 한 상자가 7~8유로인데 관세 덕분에 유럽에선 한국산 배와 가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중국산 배가 많이 유통되고 있다. 이유는 나주배를 중국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한국에서 만든 상자에 담아 유럽으로 보내는데 이름도 ‘한국배’이다. 중국 측에선 한국 사람들이 한국 나무를 가져와 재배하고 수출하니 이것은 한국 내부의 문제라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잘 팔리는 한국 제품 중 하나가 쌀이다. 문제는 한국산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 쌀이 이천이나 김포, 경기 등 한국산 이름을 달고 판매된다는 점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자 지금은 영문에 ‘R’자를 붙여 ‘리천’으로 표기하여 판매한다. 표기가 바뀌어도 소비자는 포장지와 색깔이 그대로이므로 그냥 사간다고 한다. 김포쌀은 문제를 제기하는 곳이 없어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이런 쌀들이 싼값에 들어와 유통되므로 한국산 쌀이 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것이 진짜 한국산인지 알리는 것이 시급하다. 진짜 한국산은 영어로 되어 있는데 중국산은 한글로 적혀 있다. 지리적표시제도에 의하면 한국의 지역명을 중국에서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독일 정부도 그에 따른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정광용(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본 내용은 한국농어민신문에 제공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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