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키타현의 쌀산업(3), 무세미(無洗米) 가공으로 쌀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인 ‘아키타코마치생산자협회’ |

일본 아키타현의 쌀산업(3), 무세미(無洗米) 가공으로 쌀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인 '아키타코마치생산자협회'

주식회사 아키타코마치생산자협회는 쌀로 유명한 아키타현 오오가타무라(大潟村)에서 생산한 쌀을 가공하는 회사이다. 최근에는 무세미(無洗米)라는 ‘세척하지 않고도 바로 밥을 지을 수 있는’ 백미를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쌀 씻는 것을 귀찮아하니 무세미를 만들어 쌀의 부가가치를 올리는 것이다. 무세미 쌀은 박스로 잘 포장해 주로 관동지방에 판매한다. 쌀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도정하고 난 뒤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유통시키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10kg 포장 상품이며, 음식점 등 대량 구매처에서는 30kg 포장 상품을 선호한다. 무세미 가공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쌀겨는 유기발효 비료를 만들어 다시 논으로 환원시킨다.

회사는 발아된 쌀을 이용해 면을 생산하는데, 면은 보통 밀가루로 만들기 때문에 밀가루를 섞어서 생산하는 곳도 있지만, 이곳에서는 100% 쌀로만 면을 만든다. 이곳에서 나오는 면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쌀면이다. 가공장에는 품질검사실이 있어 원료나 완성품을 검사한다. 세균, 품종, 방사선, 미네랄 성분, 비타민, 아미노산 등 검사나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상세한 스펙을 데이터화 해 손님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사는 백미 외에도 쌀면, 비상식량, 발아현미, 쌀빵 등 다양한 쌀가공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에 조촐한 규모로 설립한 회사는 현재 사원수가 120명에 이르고, 도쿄와 오사카, 삿포로에 영업점을 두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 회사를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 농업인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이다. 농가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농업생산 이외의 분야에서도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 얼마 전까지 일본에서는 1차 산업분야만 농업이라고 생각했다. 가공업은 2차 산업, 상업은 3차 산업으로 서로 떼어놓고 생각했다. 나라 경제가 한창 성장할 시기에는 농업도 1차산업 생산분야 하나만으로도 충분하였으나, 요즘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1차분야 농업생산 활동만으로는 경영이 쉽지 않다. 농업과 연관산업에 대한 부가가치 분배비율을 보면 1차 산업이 20%를 가져가는데 불과한 반면, 2차 가공분야는 30%, 3차 판매분야는 전체의 절반인 50%를 가져간다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최종 소비단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보다 많은 부분이 농업생산자 쪽으로 분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6차산업화이다. 쌀이 특히 그렇다.

주식회사 아키타코마치생산자협회는 지역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 만든 회사로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지난 28년 동안 지역의 쌀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쌀 수매를 하고 있는데 통상 농협보다 10~20% 정도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하고 있다. 매년 쌀의 수매 단가가 다르지만, 항상 생산 원가를 우선 고려하고, 농협보다 10~20% 이상 높은 가격으로 수매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 외에 농업 정책이나 기술, 신품종, 재배법 등을 계약 재배 농가에 알려주는 교육활동을 진행하며, 회사에서 비싼 농기계를 사 농가에 대여해 주기도 한다. 농가는 적은 비용으로 기계를 사용해 생산비를 절감한다. 회사 경영자도 농업인으로서 생산농가와 함께 공동구매도 진행한다.

회사는 연간 1만 톤에 달하는 쌀을 농가에서 수매하고 있다. 회사의 역할이 농협과 비슷해 곤욕을 치른 경우가 가끔 있었다. 실제로 농협이 하는 일을 일반회사가 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고소를 당해 경찰서에 두 번이나 출두해 해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농협과 일을 대등하게 하거나 더 잘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하고 있는 모든 활동이 지역의 농업·농촌을 지키기 위한 진심 어린 활동이란 점이 지역 농업인들에게 인정됐기 때문이다. 자금력이나 정보력, 정부 교섭력 등은 농협이 뛰어나지만, 지역농업을 위한다는 진정성 면에서는 회사가 더 뛰어났던 것이다.

회사의 연매출액은 45억 엔 정도인데, 순수익은 거의 없다. 이익이 나면 농업인에게 돌아가게 하거나 재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는 아이들을 위한 이유식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회사만의 노력으로는 어려운 점이 많아 대학의 교수나 식품회사의 연구원들과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상품은 쌀과 쌀 가공품인데, 판매 비중을 보면 가공품이 10%, 생쌀이 90% 정도이다. 하지만 수익률로 따지면 생쌀이 60%, 가공식품이 40% 정도이다. 가공식품의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것이다.

주식회사 아키타코마치협회는 아키타현 쌀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면서, 지역의 고용안정과 수익의 지역환원을 실천하는 진정한 의미의 ‘향토기업’인 것이다.

윤종석(지역아카데미 국제교류정보센터)

본 내용은 한국농어민신문에 제공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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