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토시장의 현황 및 문제점 |

상토시장의 현황 및 문제점

2009-02-27 18:19:03, 김재곤

 

작물을 재배하는 첫 걸음은 싹을 띄우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흙을 상토라고 하며 과거에는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제조하여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조상토를 사용하고 있다.

고품질의 상토를 생산하여 적절한 가격으로 농업인에 공급하고, 보다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는 것이 상토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와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조사업 등과 연관된 상토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생산, 유통 등 상토시장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이 유발되고 있으며 몇 가지 개선할 사항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상토시장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하면서 상토시장의 생산, 유통, 관리행정 등과 관련된 현황 및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1. 상토란 무엇인가?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산업의 여러 요소들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로 대체되고 발전되는 가운데, 농업 역시 주요한 환경요소들이 인공적인 자재들로 대체되고 있고 종자가 발아하는 토양 및 양수분 환경을 인공적으로 대체한 제조상토는 중요한 예라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정의하자면 상토란 양질 묘 생산에 적합한 물리성, 화학성 및 생물성을 갖춘 자재로서 식물체를 기계적으로 지지해 주고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각종 양분과 수분을 공급해 주는 활성화된 물질로서 육묘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다.

상토를 분류하자면 크게 원예용(채소 및 화훼육묘용)과 수도용상토로 구분할 수 있는데 원예용은 보통 과채류용, 엽채류용, 화훼용, 엽연초(담배)용 등으로 나뉘며, 근래에는 전문 육묘업자들을 위한 공정육묘용 제품도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용도에 따라 구분되는 원예용에 반해, 벼 육묘에 사용되는 수도용 상토는 주로 제품의 특성과 성상에 따라 분류되는데 무게에 따라 경량상토, 준경량상토, 중량상토 등으로 구분되고 중량상토에는 분말제품과 입상형제품이 있다.

이러한 상토의 다양한 구분은 작물, 소재특성, 사용자 기술 수준 등에 따라 사용 방법이 각기 다를 뿐더러, 제조업체의 기술수준과 타겟시장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인다.

상토 사용의 역사는 길지 않아서 유럽에서는 1948년 독일의 A Frushstorfer가 피트모스 50%를 토양과 섞어 사용한 것이 상토의 효시이며 미국은 1950년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처음으로 혼합상토를 사용하였다.

우리나라는 1980년 후반부터 상토의 상업적 생산이 시작되었으며 도입 초기에는 상토시장의 규모가 활성화 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1991년 플러그 육묘시스템이 도입되어 그동안 전문화된 많은 육묘시설들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상토 시장의 규모가 커지게 되었고, 일반 농가들에까지 공정육묘용기가 보급되고 시판 종자들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특히 원예용상토 수요증가를 뒷받침했다. 08년 기준으로 원예용상토 시장의 규모는 800억원 정도로 이미 안정기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되며, 해마다 공정육묘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도용상토는 90년대 후반까지 원예용상토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농민들의 인지도가 낮았고 주변의 흙에 농약, 비료를 혼합하여 제조하는 관행상토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용 상토 시장은 농촌인구감소, 고령화, 기계화, 쌀수입, 환경훼손 금지 등과 같은 이유로 2001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실시하기 시작한 보조사업으로 인해 폭발적인 증가를 이루었다. 08년 기준으로 시군 보조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수도용상토 시장의 규모는 1,3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비록 경지면적은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향후 보조사업 시장의 확대를 감안하면 당분간은 그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2. 상토 시장의 문제점

이러한 상토시장의 급속한 성장은 몇가지 문제점을 노출시켰는데 특히 시군 보조사업의 영향으로 상토 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상토를 공급하는 제조업체 수가 단기간에 증가한 데에 따른 문제를 들 수 있다.

08년에는 23개 이상의 업체가 농협중앙회에 계통 공급업체로 등록되었고 상토 품목도 총 50여개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언뜻 보면 농민들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라나 수도용 상토 시장이 생산성 및 노력 대비 빠른 자금 회전율(3월 매출, 6월 수금)로 인한 이점을 추구하는 일부 비전문 군소업체들이 무작정 시장에 진입한 결과다. 이로 인해   농민들과 관공서의 상토에 대한 인식을 저해하고 결국은 시장의 혼란과 농가 피해까지 발생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 예로 08년에 일부 업체들의 경량상토 제품에서 pH문제로 인해 수억원의 육묘피해가 발생한 일이 있었는데, 결국 그 원인은 제대로 된 비료 처방조차 이해하지 못한 업체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상토는 퇴비나 다를 바 없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장에 진입한 일부 원자재 및 퇴비업체들의 잘못된 인식은 사용자인 농가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업체들의 난립은 그대로 유통질서의 문란을 촉발시키고 있다. 시군 보조사업의 상토 선정이 이장들에 의해 결정되고 공급되는 관행을 악용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내세워서 공급자로 선정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금품 및 향응제공 등의 부정한 방법을 통해 수주전을 하려는 업체들 때문에 보조사업 이후 일부 시군의 마을 이장들이 부정 의혹으로 교체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보조사업을 주관하는 지자체에게도 있다. 상당수의 지자체들은 상토 적정 판매가격을 무시하고 예산범위만을 기준으로 보조사업비를 책정한 결과 수 년째 지원 예산의 동결로 상토업체들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상토업체들은 당장 공장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보조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또한, 일부 시군의 지역 농협까지 농협중앙회의 유통질서 준수에 대한 방침을 무시하고 업체들에게 단가인하 및 추가장려금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발생하였고 몇몇 업체의 참여로 농협 중앙회와 상토업체들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 적정 판매가격(계통가격)은 상토시장에서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물론 사용자인 농가나 보조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의 입장에서는 가격이 선택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해마다 제품원가가 상승하여 결국 09년에는 08년 대비 30~40%까지 원료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단가인하는 품질저하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소규모 업체의 경우 시장에서 이익 추구가 어렵게 되면 시장 외적인 부분에서 그 만회요소를 찾게 될 것이고 이는 저급 원재료의 사용으로 이어져 품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으며 결국 그 피해는 농가들이 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시장이 성숙하면서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시장의 성장에 따라 농가들의 피해 역시 확대될 소지가 크다. 사전에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3. 상토 시장의 개선 방향

첫째, 농업 관련 관공서 및 농협의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가 있어야 한다. 농업기술센터의 영농교육에서 언급되는 상토에 대한 지식은 매우 낮은 수준이므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도 상토에 대한 체계적인 품질기준을 마련하여 시장질서를 안정시켜야 한다.

둘째, 지자체의 정책변화이다.
현재의 매출실적, 저단가 위주의 업체 선정보다는 연구•개발 실적, 시험포 운영, 크레임 횟수 등 다양한 선발지표를 마련하여 업체를 선정한 뒤 생육상황, 교육 등을 포함한 대농민 서비스 등의 사후관리지표를 통해 우수업체로 선정되면 차기 년도에도 전년도의 매출 실적 이상의 수량을 납품 할 수 있는 우선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체는 영업경비를 감소할 수 있고 지자체의 예산 범위내로 가격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상토업체의 자성이다.
상토시장의 유통질서 문란은 업체들 자신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경쟁시장에서 정책의 일환으로 단가인하 등의 경쟁을 할 수 있으나 농민의 입장에서 품질과 서비스의 개선을 우선시 하지 않고 문제 발생시 책임회피만 한다면 시장에서 퇴출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입 원자재에만 의존하지 말고 신소재 개발과 발굴, 기후변화에 맞는 상토 개발 등의 연구와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상토산업은 농자재산업 중에서도 일부에 지나지 않는 규모이지만, 종자와 함께 농작업의 첫단추를 끼우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모농사가 반농사’라는 말이 있듯이 상토산업이 농업시장에서 좋은 본보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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