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농촌을 바꾼다] ‘농촌 자원 가치와 활용’ 심포지엄 |

[문화 농촌을 바꾼다] ‘농촌 자원 가치와 활용’ 심포지엄

2010.11.26, 동아일보

http://news.donga.com/3/all/20101126/32876625/1

 

“농촌정책, 시설공급서 문화창조로”

올해 7월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의 오봉(五峯)종택 오봉헌 마당에서 열린 ‘영덕한여름 문화산타’ 행사. 젊은이들이 마을 노인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생활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인량리는 올 한 해 생기 넘치는 곳으로 변신했다. 사진 제공 상상공장

“농업과 문화가 만나면 브랜드가 된다.” “농촌과 문화가 만나면 창생(創生)이 시작된다.” “시설 공급에서 문화 창조로 농촌 정책을 바꿔야 한다.”

18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제2강의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마련한 ‘농촌의 문화를 논하다-농촌자원의 가치와 활용’ 심포지엄이 열렸다. 문화를 통해 위기에 처한 농촌을 되살려야 한다는 취지 아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댄 자리였다.

김흥주 원광대 교수, 오현석 지역아카데미 대표, 황길식 명소IMC 소장, 김광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전문가 10여 명은 문화가 어떻게 농촌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황 소장은 ‘혼성과 융합의 시대, 농어촌 문화자원 가치의 탐색과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농업은 이제 생산 중심의 농업경제에서 가치창출형 마음산업 중심의 농촌경제로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종(異種) 융합은 필연적”이라며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유형별로 소개했다.

공간 융합 사례로는 △전북 진안군 계남마을의 정미소박물관 △경북 영천시 시안미술관 진입로에 설치한 논 아트 △충남 공주시 반죽동 옛 읍사무소를 활용한 디자인카페 등을 꼽았다. 인적자원 융합 사례로는 △전남 함평군 산내리 마을 할머니들의 사진작품전 △주민과 학생이 함께 참여한 전북 진안군 백운면의 아트인시티 공공미술 프로젝트 등을 들었다. 인적자원 융합 사례는 하드웨어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남 강진군 병영면 도룡리의 와보랑께박물관. 지금까지 특별히 눈여겨보지 않았던 사투리와 민속을 접목한 박물관이다. 이곳은 올여름 진행된 도룡리의 하멜 미술프로젝트 결과물과 함께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강진=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황 소장은 지역 고유의 놀이문화를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접목한 사례로 △전북 완주군 청포마을의 빨랫방망이 소리를 활용한 다듬이 합주단 △전남 강진군 도룡리의 사투리를 소재로 한 와보랑께박물관을 소개했다. 다듬이 합주단은 점점 사라져가는 다듬이 소리도 보존하고 이를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킨 경우이고 와보랑께박물관은 평범한 사투리를 활용해 관광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경우다. 이들 사례는 농촌의 장기적인 문화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력이 강하다.

이번 심포지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농어촌’ 프로젝트의 하나. 올해엔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와 전남 강진군 병영면 도룡리에서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농어촌이나 오지를 찾아가 공연 미술과 같은 문화활동으로 농촌에 활력과 생기를 부여하는 대학생 문화활동, 농촌지역에 문화인프라를 구축해 미래의 경쟁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 등으로 이뤄진다.

영덕 인량리의 경우 올봄부터 젊은 대학생들이 끊임없이 찾아 문화 산타, 한옥예술제, 대학생 문활MT 페스티벌, 전통문화 체험의 날, 운동회, 종가 김장 담그기 등의 행사를 가졌다. 20일 열린 김장 담그기 행사엔 대학생 시민과 주민 등 200여 명이 참가했다. 12월 말엔 송구영신 행사가 이어진다. 영덕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류재현 상상공장 대표는 “고령화로 정체된 농촌마을의 문화적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우선 대학생들의 젊음을 전파하고 있다”며 “이렇게 물꼬를 튼 뒤 이 지역 어르신과 주민을 중심으로 농촌문화의 활력을 되살려가겠다”고 밝혔다.

강진 프로젝트는 강진의 특수한 역사와 관계가 있다. 강진 병영면은 17세기 하멜이 조선 땅에 표착해 살았던 곳. 도룡리 마을은 올여름 이 취지를 되살려 국내외 미술작가들이 참여하는 ‘347년 만의 재회-뉴 하멜표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네덜란드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영국 에스토니아 등 외국 작가와 국내 작가 1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하멜과 강진의 만남을 예술적으로 해석한 뒤 이를 토대로 야외 설치, 아트 영상, 벽화 등의 작품을 만들어 마을에 설치하고 떠났다. 이 같은 문화 인프라를 통해 도룡리를 사람들이 꼭 찾고 싶어 하는 마을로 변신시키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취지다. 반응은 좋다. 김성우 도룡리 이장 겸 와보랑께박물관장의 말.

“소문이 나면서 작품을 보려고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이 늘었습니다. 사투리와 와보랑께박물관도 좋아합니다. 우리도 음식이나 편의시설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마을 사람들 모두 즐거워합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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